남자들이 미치도록 열광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Fashion패션, Future미래, Food요리, Fiance연인, Friday금요일, Free자유, Ferrari페라리...등 무궁무진하다. <Passion for F> 카테고리에서는 F로 시작되는 키워드를 테마로 선정해 남자들의 열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첫 번째 키워드는 바로 남자의 우정, Friendship이다. 물론 남자들이나 여자들이나 어느 쪽의 우정이 더 우월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남자들간의 진한 우정에는 가슴 뭉클해지는 뭔가가 있다. 스페인 작가 그라시안은 '친구가 생긴다는 것은 또 하나의 인생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인생보다 귀한 남자들의 우정을 다룬 7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분명 이 남자들의 우정에 반하게 될 것이다. 


 





 

 


<세 얼간이>를 보고나면 "나에게도 란초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영화는 대학 졸업 후 각자의 길을 가던 친구들이 옛 친구 '란초'를 찾는 것으로 시작된다. 란초는 주위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자신만의 행동방식을 추구하는 친구다. 기성세대가 보기에는 그만한 얼간이도 없지만 함께 지내는 친구들에게는 누구보다도 특별한 깨달음을 준다. 늘 두려움으로 머뭇거리는 라주와 부모의 억지로 공대에 온 파르한, 언제나 두 친구의 꿈을 지켜주고 그들을 응원한다. "다 잘될거야(알 이즈 웰!)" 라고 말해주면서. 자신만의 열정을 찾을 수 있는 용기를 북돋워주는 모습을 보면, 어찌 그 친구가 탐나지 않을 수 있을까. 경쟁으로 인해 냉정하고 각박하기만 세상 속에서 단짝인 세 친구들의 우정은 더욱 빛나 보인다.  



<의형제> 속 두 사람은 달라도 참 다르다. 국정원 출신의 흥신소 사장과 남파 간첩이라는, 정반대의 신분에 심지어는 외모까지도 완전 반대다. 두 사람은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적대 관계로 만나 서로의 정보를 캐내려고 한다. 심지어 '나는 너를 알지만 너는 나를 모르겠지.' 하는 마음으로 한 집에 동거까지 감행한다! 하지만 자신의 직장과 조국에 버림 받았다는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깊은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적이 아니라 함께 밥을 먹는 식구로, 친구로 지내며 티격태격 익숙해진다. 그리고 서로 총부리를 겨눌 수 밖에 없었던 순간, 그들의 선택은 우정이었다. 남자의 우정은 국가도 이념도 적도, 그리고 외모도(?) 뛰어넘는다는 사실.




은행강도와 그를 붙잡기 위해 신분을 속이고 그들의 생활에 뛰어든 FBI요원의 이야기인 <폭풍 속으로>는 적에게 동화되고 우정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매너리즘에 빠진 FBI 요원 죠니는 은행털이범 보디를 만나며 인생이 변한다. 보디는 강도단을 이끄는 악당이지만 바다에 대한 외경심을 서핑을 통해 표현하고, 사회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 독특한 인물. 죠니는 그와 파도타기, 스카이다이빙 등을 함께 하며 전에는 느껴본 적이 없는 자유 속에서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공감대를 형성해 간다. 사회적으로는 악행을 저지른 사람이지만, 자유로운 그에게서는 끝없는 행복이 느껴진다. 결국 그런 모습에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게 되는 묘한 우정을 보여준다



<쇼생크탈출>에서 앤디는 아내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감옥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 갇히지만, 그 상황에서도 레드라는 친구를 사귀고 우정을 쌓아간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곧 고민을 털어놓고 함께 해결해 가는 좋은 친구가 된 두 사람은 훗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게 된다. 20년간 벽을 갈아 만든 통로로 탈옥을 감행한 앤디는 자유를 만끽하고 40년의 복역 후 가석방되는 레드는 사회에서 느끼는 무력감을 못 이기고 죽음을 택하려 한다. 하지만 그 순간 결국 삶을 택하게 한 것은 앤디와의 우정이다. 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둘만의 약속장소를 찾아  앤디가 쓴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하고 자유의 세상에서 다시 만난 두 남자, 앤디와 레드가 서로 끌어안는 마지막 장면은 무척 인상적이다. 자유와 희망을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 버팀이 되어주는 우정을 두 남자가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여기, 70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한 우정이 있다. 픽사의 <UP>은 78세의 은퇴한 풍선판매원 칼과 고집 센 8살 꼬마 러셀이 함께 모험하며 우정을 쌓는다는 내용의 예쁜 애니메이션이다. 아빠가 그리운 꼬마 러셀은 아내와 사별하고 마음을 닫아버린 칼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겨주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예쁜 우정을 나누며 아내와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7살짜리 꼬마와 짝이 되어 모험을 떠난다. 칼은 이 70년 연하의 친구를 통해 아내를 마음속에서 떠나 보내고 새로운 남은 인생을 찾게 된다. 우정은 그런 힘이 있다.  




<퍼펙트 월드> 속 우정은 우정보다는 부성애에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어두운 과거를 지닌 탈옥수 하인즈는 자신과도 너무나도 닮은 8살 소년 필립과 인질과 탈옥수 사이로 만나게 된다. 그들에게 정말 필요했던 것은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 서로 꼭 필요했던 친구이자 아버지와 아들이 되어 평범한 삶을 누리는 두 사람의 우정. 흔치 않은 소재이지만 이런 상황이 둘의 우정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그 시절, <영웅본색>이 남자들에게 심어주었던 몇 가지 로망이 있다. 담배, 성냥개비, 쌍권총, 바바리코트(트렌치코트라고 발음하면 맛이 살지 않는다!). 그리고 또 하나는 바로 피보다 진한 남자 간의 우정이다. 암흑세계의 형과 경찰 동생의 엇갈린 운명이라는 큰 줄거리는 배신과 오해, 음모로 주인공들을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 우정을 가혹하게 시험한다. 하지만, 그 어떤 시련도 우정을 배신하는 경우는 없다. 소마(주윤발)는 친구 자호(적룡)의 복수를 위해 악당들과 싸우다 두 다리를 잃고 걸인으로 살아가지만, 옥중생활을 하는 자호에게 3년간이나 잘 있다는 편지를 보낸다. 마지막에 가서도 자호와 아걸(장국영)의 화해를 위해 희생하다 비극적 최후를 맞이한다. 그 시절 홍콩영화가 으레 그렇듯 지금 보기에는 비장함이 무척이나 과장되어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의리를 위해 죽을 수 있다는 진짜 사나이의 세계를 무한히 동경하게 된다! 그리고 <영웅본색>은 이런 우정을 꿈꾸는 많은 남자의 '내 인생의 영화' 리스트에 여전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남자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우정. 그런데 우정은 꼭 드라마틱한 사건이 있어야 생기는 것은 아니다. 
7가지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우정은 모두 친구를 깊이 이해하는 배려에서 시작된다. 
누구나 영화 같은 우정을 꿈꾸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 친구들과 영화 같은 우정을 이미 나누고 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올바이커 2011.06.09 13:44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영웅본색...정말 내 인생의 영화인데, 설명이 주옥같네요. 업도 강추해요. 영화 시작하자마자 초반 10분간 내내 울리는 영화는 첨 봤다죠 ㅠㅠㅠ 두 주인공 나이차이가 70살이나 났었군요 ㅎㅎ

  2. 그릇 2011.06.09 13:45
    Address Modify/Delete Reply

    공교롭게도 모두 본 영화네요!!
    중학교 시절부터 차곡차곡 그때그때 본 영화들입니다. 영화를 함께 본 친구들 중 변함없이 친한 이들도 있는가 하면 아예 연락도 안 하는 이들도 있네요.

    아 다시 보고 싶네요. 영화도 친구도

  3. 씬스댕 2011.06.09 15:06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강호동씨가 한 명언 중에 "부모와 자식은 선택할 수 없는 가족이지만, 친구는 내가 선택한 또 하나의 가족이다"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친구와의 우정도 가족처럼 끈끈하게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4. 카누 2011.06.10 21:58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남자의 우정도 요즘 시대에는 결혼하면 끝. ㅋㅎㅋㅎ 친구들보묜 다들 넘 가정적임. 안그럼 살수없는 시대 ㅋ